어느 날 은행에 갔었네애인과 나 손 꼭 잡고 통장을 만들었네등 뒤에서 유리문의 날개가 펄럭거리네은행은 날아가지 않고 정주하고 있다네애인과 나는 흐뭇하다네꿈은 모양이 다양하다네우리는 낄낄대며 담배를 나눠 갖네은행의 예절은 금연 하나뿐이라네어쩐지 세상에 대한 장난으로사랑을 하는 것 같네 사랑 사랑 사랑이라고 중얼대며 은행을 나서네유리문의 날개에는 깃털이 없다네문밖에서 불을 붙여주며애인은 아직도 낄낄거리네우리는 이제부터 미래에 속한다고미래 속에서 어른이 되었다고애인이 나에게 가르쳐주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 아프네금방 머리 위로 파산한 새가 날아갔네후드드득깃털 같은 빗방울들이 떨어지네어느 날 우리는 많은 돈을 갖겠네 심보선, 어느날 은행에 갔었네
줄을 서서 버스를 타고 반기지 않는 그리운 사람을 찾아 세 시간을 달려 10분 만나고 돌아와 운다 김이듬, 자살
치웠어요 우리요 우리 말입니다 오늘 할당된 노역을 다 끝냈다는 말씀이죠 작업장은 넓고 가도 가도 작업장 연금관리공단에서 나온 직원이 손가락질을 합니다 저렇게 죽게 됩니다 그는 우리를 벗어난 돼지를 가리켰어요 바지를 벗으려는 게 아니라 흘러내려가는 걸 잡고있는 겁니다 개개는 게 아니고요 꾸미거나 뭘 삽입할 여유도 없습니다 허리띠를 지급해주세요 목을 매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감독관의 목을 조르지 않겠습니다 줄 서서 죽 받고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비웠습니다 보세요 피도 건져내지 않았지요 내일은 폐에 모레는 피에 도전할 겁니다 이제 편식하지 않으려고요 멱따고 내장 빼내고 식판을 씻고 변기도 닦았습니다 나는 커다란 솥에 이빨을 빡빡 문지릅니다 우리는 진지한 고백과 호소에 지루해졌고 우리는 치워도 다시 불결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