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이나 오고 문병에 대해 이야기하자 완성에 골몰하면서 반성은 모르는 너에게 네가 변하는 순간 어쩌면 나는 그때 죽었지난 산 사람처럼 살지 못했고 죽은 자들처럼 태연하지 못했다 (달은 멈추고 너는 잠시 머물러, 잃어버린 춤을 춘다) 네가 사랑이었다면 나는 더 고통스러워야 했다운명이니 전쟁이니낭만적인 이야기를 꺼냈을 때너는 수긍하거나 응시해야 했다 (달은 춤추고, 너는 떠나며 알고 있던 춤들을 버린다) 약을 발라도 낫지 않는 상처들은전생에 실패한 사랑이거나죽겠다고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목을 매달며서럽게 울던 애인의 터진 실핏줄 우리가 서운하다는 것보다 서럽다는 것에 동의했을 때그래줬으면 하는 내 마음 온통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차지하고 있는 너를 도려냈어야 했다 삶은 꿈꿀수록 작아지는 것이고 함께라는 사실을..
그렇게 되기로 정해진 것처럼 당신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오선지의 비탈을 한 칸씩 짚고 오르듯 후후 숨을 불며.햇빛 달빛으로 욕조를 데워 부스러진 데를 씻긴 후성탄 트리와 어린양이 프린트된 다홍빛 담요에 당신을 싸서가만히 안고 잠들었다 깨어난 동안이라고 해야겠다. 1월이 시작되었으니 12월이 온다.2월의 유리불씨와 3월의 진홍꽃잎과 4월 유록의 두근거림과 5월의 찔레가시와 6월의 푸른 뱀과 7월의 별과 꿀, 8월의 우주먼지와 9월의 청동거울과 억새가 타는 10월의 무인도와 11월의 애틋한 죽 한 그릇이 당신과 나에게 선물로 왔고우리는 매달리다시피 함께 걸었다.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는 한 괜찮은 거야마침내 당신과 내가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12월이 와서, 정성을 다해 밥상을 차리고우리는 천천히 햇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