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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데이 클럽, 김경인

p29 2017. 7. 17. 18:28

문병이나 오고 문병에 대해 이야기하자 완성에 골몰하면서 반성은 모르는 너에게

 

네가 변하는 순간 어쩌면 나는 그때 죽었지

난 산 사람처럼 살지 못했고 죽은 자들처럼 태연하지 못했다

 

(달은 멈추고 너는 잠시 머물러, 잃어버린 춤을 춘다)

 

네가 사랑이었다면 나는 더 고통스러워야 했다

운명이니 전쟁이니

낭만적인 이야기를 꺼냈을 때

너는 수긍하거나 응시해야 했다

 

(달은 춤추고, 너는 떠나며 알고 있던 춤들을 버린다)

 

약을 발라도 낫지 않는 상처들은

전생에 실패한 사랑이거나

죽겠다고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목을 매달며

서럽게 울던 애인의 터진 실핏줄

 

우리가 서운하다는 것보다 서럽다는 것에 동의했을 때

그래줬으면 하는 내 마음 온통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차지하고 있는 너를 도려냈어야 했다


삶은 꿈꿀수록 작아지는 것이고 함께라는 사실을 버릴 때 고독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귀환한단 것을 깨닫는다 완성이 아닌 부서져가는 것들에게

 

(실은 달빛에 한번도 취해본 적 없는데)

 

창살은 아름다운 웃음소리마저 거두어가는데

네가 발견한 것들은 왜 내게 발견이 되지 못했을까


프라이데이 클럽, 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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