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이상한 사랑, 김이듬
자두가 열렸다자두나무니까자두와 자두나무 사이에는 가느다란 꼭지가 있다가장 연약하게처음부터 가는 금을 그어놓고두 개의 세계는 분리를 기다린다이것이 최고의 완성이라는 듯이난 말이지정신적인 사랑, 이런 말 안 믿어다행이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카페 루이제에서 자두나무가 있는 정원까지 오는 동안혼자 흐릿하게 떨리는 게 순수한 사랑이라고나는 우스운 생각을 했다시시각각 자두가 붉어지고 멀어지고노을 때문에 가슴이 아픈 거다최고의 선은 각자의 세계를 향해 가는 것그러나 가끔 이상하게멈춘 채 돌아보게 된다자두나무는 자두를 열심히 사랑하여 익히고 떨어뜨리고나는 사랑을 붉히고 보내야 한다사람이니까그리고 망설일 줄 아는 능력이 있다 다소 이상한 사랑, 김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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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8.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