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크 하치, 이제니
블랭크 하치 내 불면의 밤에 대해 이야기 해 준다면 너도 네 얼굴을 보여 줄까나는 너에 대해 모든 것을 썼다 모든 것을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이미 벌써 너는 공백으로만 기록된다너에 대한 문장들이 내 손아귀를 벗어날 때 너는 또다시 한줌의 모래알을 흩날리며 떠나는 흰 빛의 히치하이커소리와 형태가 사라지는 소실점 너머 네 시원을 찾아 끝없이 나아가는 블랭크 하치언제쯤 너에게 가 닿을까 언제쯤 목마름 없이 너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공백 여백 고백 방백 네가 나의 눈을 태양이라고 불러준 이후로 나는 그늘에서 나왔지태양의 눈은 마흔다섯 개 내 자신을 돌이킬 수 없는 얼룩이라고 생각했던 날들로부터 아홉 시간 뒤였다이후로 나는 타인의 눈을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고 마음을 읽는 연습을 했지그러나 나는 공기와 물이 혼재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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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8.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