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살아선 말더듬이였던 죽어선 시인이 되었을 친구가 반쯤 열어 놓은 방문 앞에 와서 울었다 포도주가 먹고 싶다며 몰랐던 슬픔이라며 말라비틀어진 달빛을 지고 와선 울기만 했다 젖은 흙냄새가 코를 찔렀다 광대뼈가 튀어나온 동행이 골목 어귀를 지키고 있었다 철없는 개들도 모르게
기억해 나의 방을 지키는 건 어둠이라는 걸 살아 있는 나도 희미한 종탑에 번져가는 새 새끼들도 지금은 어둠뿐인 걸
허연, 방문 앞에 와서 울다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수경, 여기는 그림자 속 (0) | 2017.09.20 |
---|---|
이은규, 속눈썹의 효능 (0) | 2017.09.20 |
은희경,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0) | 2017.09.11 |
백가희 (0) | 2017.08.08 |
종이상자, 김경인 (0) | 2017.08.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