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독서, 오병량
방 안을 살피는 일이잠자리를 들추는 일이 아니기를책을 살피는 일이 문장을 소독하는 일이아닌 것처럼 눈의 검은자가흰자위의 독백을 이해할 때꿈이 찾는 조용한 가치들 선명한 여름인데 우리찢긴 페이지처럼 갈피가 없어너는 말없이 울고 빗물에 젖은 새처럼 흐느끼고하마터면 내 눈에 쏟아질 것 같은 널 안고팔베개를 해주었지책을 보았는데, 꿈은커다란 구렁이를 목에 휘감고 자는 일이래그럼 무섭지 않아요?너와 나 우리 모두가 그런 거라면그렇지 않다고 나는 말해주었지용기가 난 듯, 너는 넘어진 책장을 일으켜 세운지난 밤 꿈 얘기를 했는데, 불길한 눈을 가진계집애를 보았다고 분명어려움이 닥칠 거라며, 그새 잠이 들고 말지만 아득하고 따스한 너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네가 말하는 걸나는 분명 들..
글
2017. 7. 17. 18:40